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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라는 이름의 두 모습

기사입력 2024.04.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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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호 세종시장의 월요편지 #61
    최민호 세종시장.jpg
    최민호 세종시장

     

    [시사픽] - 경쟁이라는 이름의 두 모습 -

    로마 검투사들의 처절한 생존의 경쟁 상황.

    상대를 굴복시키지 않으면 내 목숨이 위태로운 숨 막히는 경쟁.

    살벌함 속에서도 쾌락과 흥분을 느끼는 관중들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해 집니다.

    붕어를 수족관에 넣어 이동할 때, 메기를 넣어두면 붕어의 생존율이 월등히 높아진다는 설에서도
    목숨을 건 경쟁의 몸부림과 절박함이 느껴집니다. 서로의 목을 향해 칼끝을 겨눈 검투사들이나 메기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붕어의 절규는 참으로 처절해
    보입니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에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경쟁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경쟁 없이 욕망이 채워지는 경우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테네시 윌리엄의 유명한 소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욕망의 반대말은 죽음’이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옳은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욕망을 잃었다면, 죽은 목숨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경쟁이라는 선로를 달리는 것 같습니다. 선로 없이 전차는 달릴 수 없듯
    이 경쟁 없이 욕망이 채워지는 경우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열을 가르는 경쟁이 늘 고달픈 것만은 아닙니다.

    또 다른 두 얼굴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正)의 경쟁과 부(否)의 경쟁입니다.

    자신을 세워 이기는 정(正)의 경쟁, 남을 깎아내려 이기는 부(否)의 경쟁이지요.

    우리는 인내하며 성취하는 노력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삶의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 경험을
    해왔습니다. 4년마다 올림픽을 기다리며 그들의 정직한 경쟁을 보고 싶은 것은 나태한 나를 일깨우는
    원동력이 됩니다.

    반면, 남을 깎아내려 자신을 높이는 부(否)의 경쟁을 보면 전혀 기분이 다릅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
    는 말은 장미꽃도 백합꽃이 아닌 징그러운 다른 무엇으로 느껴집니다. 네거티브로 일관되는 부(否)의
    선거 경쟁을 보면 회의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상처내고 입힌 상처를 헤집으며 상대를 쓰러뜨리는 막장의 경쟁은 우리의 영혼을 갉아
    먹습니다. 살면서 만났던 수많은 경쟁 속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기분을 느꼈나요.

    경쟁의 선로에 서서 자신을 연마해 상대와 정정당당히 겨루는 프로선수들의 경기...
    혹은 국민을 대표할 지도자를 선출하는 장에서의 경기...
    에서 말입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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